♦모래의 성질 모래는 시간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된 것이다. 모래에 접촉한다는 것은 통상적인 시간과 공간을 벗어나서 신성한 시간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신성함의 표현되는 그 장소가 중심이 되고, 중심은 온전하며 온전한 것을 정화한다.
모래는 흙과는 달리 섬세한 한 알 한 알의 제각기 다른 입자들이 모이기도 하고 때로는 흩어지는 유연성 때문에 모래는 현상이나 상징을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게 해 준다. 그런 의미에서 모래는 소우주, 즉 가장 작은 형태로서의 세계를 의미하기도 한다.
도라 칼프는 우리의 무의식과 같은 깊은 마음의 세계를 표현하는 데 더할 나위 없는 이상적인 매체로서 모래를 선택하였다.
어떤 의미에서건 모래놀이치료에서 모래는 놓여진 것을 단지 바라보는 것보다 그 감촉을 느끼는 것이 기본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신성한 것으로서의 모래
‘자기’의 상징으로서, 진주의 이미지는 모래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진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자극물질에 지속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개인화 과정과
유사하다는 것은 명백하며, 진주라는 관점에서 볼 때, 모래상자에 담긴 수 천 개의 모래 알갱이는 정신적인 전체성을 위한 한없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수많은 전설에서 모래는 정화시키고 순화시키는 특성이 있다고 여겨져 왔다.
이슬람교에서는 아프거나 여행을 하거나 혹은 종교적으로 순결하지 않은 신자들에게 기도하기 전에 모래를 사용하여 씻도록 하였고,
전통적인 나바호적(Navajo)의 모래 그림은 모래를 통한 의식적인 정화와 치유의 또 다른 형태로, 그림에 있는 모래를 직접 환자의 몸에 바른다.
또한 티베트의 불교 전통에서 스님은 색깔이 있는 모래를 가지고 복잡한 만다라를 창조하는데 완성된 만다라는 신성한 능력이 있다고 여겨질 뿐 아니라
모든 참여자에게, 더 나아가 세상에서 치유와 중심의 원천으로 사용된다.
우리가 모래상자에서 사용하는 모래가 치료적 작업을 위한 매개물로 선택된 것은 정신이 인식할 만한 깊은 의미를 지닌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모래는 정화, 치유, 신성함과 예언적인 것이고 영원을 담고 있는 것이다.